유명한 애니 중 하나인
에이티식스를 이제서야 봤습니다. 사실 중요한 장면을 스포당한 상태라서 의욕이 꺾인 것도 있는데, 왜인지 자꾸 손이 가질 않았음. 그러나 명작이라고 칭송받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?
단순한 메카물인줄 알았는데, 알고보니 성장물에 가까운 플롯이었다. 메카를 타고, 기계병기를 물리치지만 인종을 선별해 색소가 옅은 인종빼고는 전부 소년병으로 만들어 목숨을 지게하고 그걸 은폐시키는 정부설정이라니… 독종이 좋아죽는
혁명요소 여기에 다 있죠.
일단 주인공은
신이라는 남자애랑,
레나라는 여자아이인데. 레나는 색소옅은 인종이고, 신은 그 외의 종족인 86라 처음엔 소대장과 부대장으로 만나게 된다. 여기서 신기했던 설정이, 직접 만나 통솔하는 게 아니라 VR처럼 감각을 링크해서 통솔하는 느낌이더라고요. 원작을 안 봐서 어떤 느낌인진 모르겠지만,
스타크래프트 플레이랑 비슷한 감각이지 않을까 싶다. 일부러 정을 두지 않게 만든 장치겠지.
하지만 우리 주인공 레나는 올곧고, 정의롭고, 또 정도 많아서 86부대랑 어떻게든 친해지려고 노력함. 그러나 결국 레나는 안전한 곳에서 말로만 명령을 내릴 뿐. 진짜 목숨을 건 게 아니기 때문에, 그 간극은 레나가 진심으로 행동하지 않는 이상 메워지지 않을 거라 알려주는 것도 좋았어. 사실 나도 보는 내내 레나의 행동이
위선처럼 보인다고 생각했거덩.
그렇지만 레나의 위선도 결국 레나가 올곧은 사람이기때문에 부릴 수 있었다고 본다.
좋은 연출은 참 많았지만, 그 중에서 가장 소름돋았던 연출인 씬….
기계병기를 단순한 기계로만 설정했으면 재미없었을텐데,
인간의 뇌를 사용해 그 인간이 죽기 전 가졌던 의지를 되풀이한다는 설정이 정말 신의 한수였던 것 같음. 그렇기에 에이티식스가 단순한 메카전투물이 아닌 사람과 사람을 다루는 휴먼드라마장르에 한층 더 가까운 거겠지ㅠㅠ
마지막 2화는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역대급 연출이라, 이미 유명하겠지만 난 그 중에서도 이 대사가 진짜 좋았다.
살아남은 사람이 이미 죽어버린 사람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. 그에 대해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이상적인 답을 준 장면이라고 생각해서.
그러니까 계속 살아가도 괜찮다고.
매번 홀로 남은 신에게, 레나가 내려줄 수 있던 가장 따듯한 위로가 아니었을까…